일상/상실의 시대 썸네일형 리스트형 생명 자살을 꿈꾸는 그대에게 - 이외수 그러나 그대의 목숨은 그대 자신의 소유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대를 생존케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그대에게 목숨을 바쳐 왔는가를 생각하라. 수많은 벼들과 수많은 배추들 수많은 닭들과 수많은 멸치들. 그리고 감자. 양파. 부추. 미나리. 마늘. 사과. 대추. 토마토. 호박. 참외 고사리. 더덕. 머루. 다래. 송이. 산에 있는 것들도 들에 있는 것들도 심지어 저 깊은 심해를 유영하던 것들까지도 기꺼이 그대 뱃속으로 들어가 똥이 되었다. 그대는 그것들에게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보답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미안한 일인가. 만장일치로 찬동할 때까지 그대의 목숨은 그대 스스로 끊을 수 없다. 그대여. 한 평생을 지독한 가난과 핍박 속에서 아름다운 시를 쓰다가..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