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발한 어느 봄날.
아침햇살에 아오이의 눈물이 반짝거린다.
-
나는 지금에서야 비로소, 그 눈물을 다했다.
어젯 밤,나는 준세이의 눈동자에서,불행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느꼈다.
나 자신 스스로 그를 바꾸려했던,
`결국은 내게 마음을 열게 하리라`던 순간의 다짐들이 무너지는 날이었다.
두 사람이 만나 행복의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와 만나면,둘 다 불행해 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파멸의 길로 가고 말리라는 것을...
-
아오이는 무서워졌다.
그리고 그런 그를 마음 속에 담고 있는 자신이 서글퍼졌다.
아가타 준세이,그 사람에게 미래는 없는 듯 보였다.
-
준세는 언제나 나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아오이...우리..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지금만 생각하자...`
그는 늘 그렇게 아무런 책임도,약속도 말해주려 하지 않았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마치 현실안에서만 모든 것을 이루려는 사람..
내가 생각하는 미래는 항상 준세이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많은 시간을 끌어 온 질긴 인연도 끝이라는 것도 알았다.
사실 준세이는 한번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었다.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 준 적이 없었다.
그에게 나는 단지 여러 여자들 중의 한 명일 뿐이었다.
쉽게 인연을 끊지 못하고,그녀가 멀어지지 않도록,
밀고 당기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
그렇게 준세이는 마음대로 아오이의 마음을 만지고,헤집고,그렇게 가졌고,그렇게 버렸다.
두근거림과 설레임으로 가득찼었던 아오이의 마음에는 이제,
이 남자,준세이를 위해 울어 줄,
단 한방울의 눈물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사랑 > 아오이의 이야기-Ross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因緣) II (0) | 2008.07.27 |
---|---|
인연(因緣) (0) | 2008.07.25 |
혼자서 (0) | 2008.07.21 |
기억을 봉인하다. (0) | 2008.05.31 |
사랑을 지켜내지 못한 이의 변명 (0) | 2008.05.04 |
애이불비 [哀而不悲] (0) | 2008.04.01 |
사랑한다는 사인 (0) | 2008.02.09 |
사랑이란 이름의 안식 (0) | 2008.02.02 |
무한한 사랑 (0) | 2008.01.12 |
여자의 마음 (0) | 2007.12.29 |